파이썬/기상분석

천리안 2호 위성으로 합천 산불 보기 (+ 푄 현상, 양간지풍)

이석사 중 2023. 3. 8. 21:40
728x90

오늘 3월 8일에 경남 합천군 용주면에서 다시 한 번 대형 산불이 났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올해 들어처음으로 위기경보 심각, 대응 3단계까지 발령나면서 주민분들도 
 
긴급하게 대피할 정도로 크게 났더군요
 
대구 산불 이후에 더 안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큰일인 거 같습니다
 
이번에도 주변 환경 자료와 위성사진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합천을 보기 전에 저번 포스팅에 있었던 울진을 한 번 더 가지고 왔습니다
 
다른 시간대에서 훨씬 뚜렷하고 선명하게 보여서 가지고 와봤습니다
 
추가로 동해 산불도 같이 보입니다
 

검은색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에 선명하게 연기가 올라오는게 보이시나요??
 
봄철 산불은 워낙 거대하게 일어나가 보니까 위성 사진에도 저렇게 선명하게 나옵니다


바로 합천을 봐볼까요?
 
합천 산불의 경우 울진 처럼 선명하지는 않으니 자세히 보셔야합니다
 

보셨나요??
 
구름이 다 지나가도 고정된 자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게 보이시죠??
 
울진과 합천은 낮 시간에 발화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위성사진에 잘 찍혔지만
 
대구 산불에 경우 늦은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 발화가 시작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성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독 한반도에 동쪽에서 산불이 자주 나는 이유는 뭘까요?
 
이는 봄철에 자주 일어나는 현상인 푄 현상 때문입니다
 
공기 덩이가 바람을 타고 올 때 산을 만나게 되면 산을 넘어옵니다
 
넘어오는 과정에서 복잡한 일이 일어나게 되죠
 
풍상측, 즉 바람이 타고 올라가는 방향에서는 공기 덩이가 열을 공급받아서 부력으로 인한 상승이 아닌
 
산에 의해 강제로 고도가 올라가는 일이 일어납니다
 
이때 단열 팽창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고도에 따라 기온이 감소하기 때문에 공기덩이 내부에 수증기는 응결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풍상측에서는 비가 온다고 고등학교 때 배웠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 와서 배우고 보니 꼭 비가 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애초에 공기덩이가 수증기가 충분하지 않거나 물방울이 충분히 커지지 않는 경우에는 습도만 상승하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꼭대기를 지나서 공기 덩이가 풍하측으로 내려가야겠죠?
 
공기덩이가 중력에 영향을 받아서 산의 경사를 따라 하강합니다
 
이때도 열을 추가하거나 잃지 않기 때문에 풍상측과는 반대로 단열 압축이 일어납니다
 
단열 압축이 일어나면 공기 내부에너지가 증가하기 때문에 공기덩이의 온도는 증가합니다
 
풍하측에 비를 뿌리고, 단열 압축을 거친 공기는 건조하고 따뜻하겠죠?


출처 : 구글

우리나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태백 산맥이 있기 때문에 푄 현상이 일어납니다
 

서울과 강릉 관측소 사이의 거리는 170.6km 입니다
 
하지만 두 지점에 기온을 비교해보면
 

기온을 보면 강릉이 서울보다 높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작게는 약 2℃에서 크게는 거의 9℃가까이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다
 
습도는 반대로 강릉이 훨씬 낮은게 보이시나요?
 
작게는 10%에서 크게는 50%가 넘게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보면 푄 현상이 확 보이시죠?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의 동쪽 지역이 건조한 환경이 조성이 되기 쉽기 때문에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재난문자도 엄청 자주 날아옵니다


푄 현상이 산불이 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면
 
산불이 번지기 쉽게 해주는 요소도 있습니다
 
봄철에 서쪽에서 동쪽으로부는 양간지풍입니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고 해서 양강지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바람도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한반도에서 봄철에는 기압 배치가 남고북저형으로 고기압을 오른쪽에 두고 부는 지균풍이 불기 때문에
 
서에서 동으로 부는 서풍 계열이 많이 붑니다
 
여기서 보면 서에서 동으로 불면 태백산맥을 넘기 때문에 이 바람은 고온 건조 하다는 걸 알 수 있죠?
 
산맥이 많은 태백산맥 쪽을 지나가면서 골짜기 지형을 지나며 이로 인해 속도가 빨라지는 바람을 
 
양간지풍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풍속 비교를 위해 위에 사진을 다시 가져와보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될 건 GUST 풍속이라는 값입니다
 
GUST는 돌풍이라는 뜻으로 평균에서 벗어난 바람이 불었을 때의 바람을 의미합니다
 
잠시 바람이 크게 휘몰아쳤다가 다시 평균적으로 돌아올때 생기는 편차를 관측한 값입니다
 
강릉의 경우 1325라는 값이 가장 큽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어느 시간대에도 GUST 풍속 관측값이 없죠??
 
이 경우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오늘 학교 갈 때 바람이 엄청 불더라구요
 
나무가 휘청이고 제가 쓰고 있던 모자가 벗겨질 뻔 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강릉에 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푄 현상 때문에 한반도 동쪽에 고온 건조한 환경이 만들어져 산불이 나기 쉬웠고
 
봄철에 자주 부는 국지풍인 양간 지풍으로 인해서 번지기도 쉬웠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합천 또한 금일 최고기온이 23.1℃였고 전라도 관측소 중 금일 최고 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부안이지만
 
해안 지역이라 다른 요소가 작용할 수 있어서 제외하고 다음으로 높았던 고창이 20.3℃였습니다
 
합천 지역에도 푄 현상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고 
 
뉴스에서도 언급했듯이 양간 지풍 또한 불고 있기 때문에 산불이 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글 참 길게 쓴 것 같습니다
 
물론 자연발화 일수도 있지만 최근 30년 산불의 발화 원인 중 성묘객이나 등산객의 부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인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합니다
 
학교에서 왜 동쪽에 자주 나는지 왜 커지는지 원리를 배울 때 마다
 
원인을 알아서 쉽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산이란게 면적이 워낙 넓다보니 산불을 막는 것은 사실상 힘듭니다
 
앞으로 저희도 조심을 하고 이런 원리들도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28x90